그날은 학교에 갔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집근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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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학교에 갔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집근처에서 일이 있어서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열차에 탔습니다. 시부야에서 2시 45분 열차를 탔습니다. 승객이 많지 않아 자리가 비어있던 탓에 바로 앉았습니다. 시부야를 떠나 그 다음 역으로 향하면서 열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급정차를 하는 겁니다. 저는 보통때처럼 무슨 열차의 상태가 안좋거나, 앞열차에 무슨 일이 생겨서 시간 조정하는 등의 이유로 급정차를 한줄 알았죠.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는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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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학교에 갔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집근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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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학교에 갔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집근처에서 일이 있어서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에 열차에 탔습니다. 시부야에서 2시 45분 열차를 탔습니다. 승객이 많지 않아 자리가 비어있던 탓에 바로 앉았습니다. 시부야를 떠나 그 다음 역으로 향하면서 열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급정차를 하는 겁니다. 저는 보통때처럼 무슨 열차의 상태가 안좋거나, 앞열차에 무슨 일이 생겨서 시간 조정하는 등의 이유로 급정차를 한줄 알았죠.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는 찰라에 승무원의 방송이 시작됐죠. 지금 지진경보가 발생해서 급정차했다구요. 그러더니 열차가 달리는 방향과는 직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영화에서 커다란 거인이 열차의 측면을 미는 것같은 느낌이었죠. 그게 보통때 흔들리던 정도가 아니었어요. 열차가 기울어지는 느낌도 느낄수 있었고, 게다가 제가 타고 있던 열차가 교각위에 있던 터라, 여기서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등등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그렇게 공포에 떨고 있는 저한테 옆사람이 괜찮냐고 말을 걸더군요. 괜찮다는 말이 안나오더군요. 저는 일본에 오래 살았지만, 이번같은 지진은 처음 경험했던 탓에 더 무섭게 느껴졌거든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큰 지진이 왔고, 첫번째왔을때보다는 좀 안정이 되서인지 창문밖을 볼 여유가 생겨서 바깥의 빌딩의 창문을 봤더니, 햇빛이 비추는 각도가 달라지는 걸 보고는 빌딩들도 흔들리고 있는걸 알았죠. 그땐 옆 사람들 중에 일부는 핸드폰으로 텔레비젼을 보기도 하고, 어디선가 지진 정보를 얻고 있는 중이었죠. 오다이바쪽에 화재가 발생했다는걸 보고는 이게 보통 지진이 아닌가보다, 여기서 금방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다행으로 4시-4시반정도에는 열차가 그 다음역까지 움직여서 일단 열차에서 내렸고, 그 근처에 동네 가는 버스가 있다는걸 생각해내고는 일단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한 15-20분 기다렸더니 사람들로 가득찬 버스가 한대왔고, 이거 못타면 집에 못갈거 같아서 움직일 스페이스도 없는 버스의 뒷문으로 올라탔습니다. 바깥에 걸어다니는 사람중에는 웃으면서 대화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열차안에서도 농담을 주고 받던 학생들도 있어서, 나혼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가는 동안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집에 화재가 난건 아닐까부터, 오래된 건물이라 무너진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에 한 6시정도 집에 도착했는데 건물 자체는 문제가 없더군요. 그런데 방에 가보니 세워놨던 전신용거울과 텔레비젼이 쓰러져있는걸 보니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여기엔 친구들은 있지만 가족도 없는 터라, 갑자기 이 나라에는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처에 사는 친구와 겨우 연락이 되서 회사에서 걸어서 돌아오는 친구와 만나서 그 친구집의 건물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하에 간단하게 짐을 싸서 걸어서 친구집으로 갔습니다. 한국인이지만 회사에 근무하는 그 친구는 회사에서 비상식량과 물, 헬멧 등 비상용품을 받아온걸 보니, 학생인 저는 더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게 친구집에서 그날밤부터 뉴스를 보면서 지냈는데, 토요일부터 친구의 회사선배와 해외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한테 메일이 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더 무슨 일 생기기 전에 비행기표 구해서 일단 피해있으라는 메일이었죠. 토요일에 수퍼에서 음식과 물을 조금 샀기 때문에 별 걱정을 안하고 있다가 일요일에 텔레비젼에서 원자력발전소의 지붕이 날라가는 영상을 보고 무슨 일이 벌어진건가 했습니다. 일단 조금더 물건을 사러 슈퍼에 갔더니 물과 쌀, 휴지가 하나도 없는 겁니다. 동네의 몇군데 슈퍼에 가봐도 물이 없는 걸 보니, 어떤 정보를 믿어야할지 잘 모르겠는 상황에서 일본 사람들도 이렇게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걸 보니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죠. 친구는 내일이라도 바로 한국에 갈 티켓만 있으면 간다고 하고, 저는 사태를 좀더 관망하려고 했는데, 외국에 있는 친구들이 빨리 나오라고 하고 저도 패닉상태였습니다. 금요일 이후로 계속 진도3정도의 여진이 자주 오고, 원전까지 폭발했으니까요. 밤에 계속 티켓을 찾아서 일단 화요일날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동경에서 떠날때까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월요일아침에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빨리 한국 오라는 전화를 받고는, 티켓이 없어서 바로 출발을 못한다고 하니까 여행사 선배를 통해 티켓을 구해줘서 월요일날 밤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중간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간단히 아침만 먹고 점심때정도에 공항에 도착해서 저녁까지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탔습니다. 오후에 공항까지 가는 열차가 멈춘걸 보고 빨리 오길 잘했다 생각했죠. 그렇게 일단 한국에 갔다가 3월말에 다시 도쿄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에 가서도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계속 저 혼자만 지진을 느끼는 상태가 지속됐습니다. 돌아와서도 텔레비젼을 계속 켜놨는데 지진경보 소리를 들을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불안해져서 거의 매일 체했던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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